
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손발이 유난히 시렸던 오늘.
혈압이 낮아져서 멍해졌지만
그래도 나를 만나준다는 극적인 우연을 만나러 신주쿠에 나갔다.
설치해야 하는 나무를 버스로 옮긴 것도, 컨디션이 바닥을 쳤던 이유 중 하나.
퉁퉁 부은 눈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로 만난 그 분은
막연했던 이미지를 조금은 확실하게, 해 주는 이야기들을 해 줬고
거기에 위로도, 힘도 주었다.
잘 할 수 있을 거라고,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며
노트북 파우치와 프린터 잉크를 사러 빅카메라에 가는 길.
모자이크거리에, 파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는데
그걸 보니, 또 이유 없이 눈물이 왈칵.
침 열 번 삼키면서 잘 참아 넘기고
어제와 오늘이라는, 일본에 와서 제일 힘들었던 것 같은 이틀의 시간을
절대 잊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아이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.
변화를 두려워하지 말 것.
실패를 두려워하지 말 것.
나에게 솔직할 것.
진심에서부터 시작된 행동을, 할 것.
그리고 남들 생각하는 것 만큼, 나도 아껴줄 것.
오늘 은행과 편의점, 우체국을 들러 결국에는 접수를 끝내고
끝없이 몰려드는 복잡한 생각들을, 긍정적인 생각과 다짐들로 없앴다.
잘 될거야. 잘 해야지. 잘 살아야지. 하고 있는데
시오도메에서 전시하고 있는 하프미러에 금이 갔다는 메일이 왔다.
-_- 아 놔 진짜!
그래도 오늘은 가고 내일은 오고.
나는 또 열심히 살 거고.
세상이 뭐 그런거 아니겠어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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